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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사

소크라테스

by 써머23 2025. 4.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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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크라테스는 그의 대화 상대들의 모순점과 관념의 모호성을 지적함으로써 그들의 실재관을 해체한다. 그의 대화 상대들의 사회적, 도덕적 개념들이 견지가 불가능하거나 불충분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일부 사람들은 그의 이런 모든 시도에 대해 경멸적 반응을 보였다. 새로운 깨달음이 어떤 이들에게는 고통스러웠을 뿐만 아니라, 지배자들은 익숙한 의견의 해체가 나라에 위험 요인이 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실재적 근거가 없는 의견이라도 기능적 견지에서 볼 때 사회에 적합한 것이라면 유지가 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결국 이러한 세태가 소크라테스의 죽음으로 이어졌다. 

 

 소크라테스의 주된 관심은 자연철학이 아니라 인식론 - 대화를 통한 개념의 명료화 - 과 윤리적, 정치적 문제들이었다. 그리고 소피스트들의 회의주의를 반박하여 보편적으로 옳은 가치와 규범이 존재함을 입증하는 것을 자신의 사명으로 삼았다. 그는 그 과정에서 항상 앎  자체에 대한 질문을 통해 좀 더 명확한 개념을 도출하고자 하였다. 이것이 그가 철학의 대명사가 된 이유다 - 앎에 대한 비판과 의문제기. 즉 철학의 세계에  메타인지를 도입 시킨 것이다. 

 

 소크라테스 사상의 핵심은 '덕과 앎은 하나'라는 믿음에 있다. 그는 진정으로 무엇이 옳은지 아는 사람은 반드시 옳은 행동을 하게 되며, 그로 인해 행복해질 것이라고 보았다. 여기서 '덕'에 해당하는 그리스어 '아레테'는 단순한 도덕적 선이 아니라, 사회 속에서 인간이 자신의 본성을 실현하며 발휘하는 탁월함을 의미한다. 소크라테스가 말하는 '앎'은 단지 지식의 축적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한 깊은 이해를 포함한다. 그는 경험적 지식보다는 개념적 분석을 통해 정의, 용기, 덕과 같은 핵심 개념들을 명료하게 함으로써 앎에 접근하고자 했다. 이처럼 대화를 통해 보편적으로 타당한 개념을 도출하려 한 점에서, 그는 모든 이들이 공통적으로 수긍할 수 있는 보편적인 진리를 찾고자 했다고 볼 수 있다.

 

 덕은 인간이 마땅히 살아야 할 방식을 따르는 삶의 형태로, 이는 단순한 행위 규범을 넘어 삶의 방향성과 가치에 대한 통찰을 포함한다. 따라서 참된 덕은 좋음에 대한 인식뿐 아니라 그 좋음을 구현하는 규범적 통찰을 요구한다. 또한 앎은 단순히 머리로 아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존재와 통합되어야 한다. 즉, 진정한 앎은 삶 속에서 실현될 수 있을 만큼 깊은 책임 의식과 일체화된 통찰이어야 한다. 소크라테스가 말한 앎은 다음의 세 가지 차원으로 나눌 수 있다:

  1. 있는 것에 대한 사실적 지식 – 현실 세계와 사물에 대한 인식
  2. 마땅히 그래야 할 것에 대한 규범적 통찰 – 정의, 용기, 덕과 같은 도덕적 개념에 대한 이해
  3. 그 앎을 자신의 삶 속에서 책임질 수 있는 실존적 통찰 – 앎과 존재가 일치하는 수준의 깊은 자기 통합

 

 이 중 두번째 앎인 마땅히 그래야 하는 것에 대한(정의, 용기, 덕, 진리, 실재 등에 대한) 통찰은 소크라테스에 따르면 확고하고 불변적인 것이다. 이러한 앎은 개념 분석으로 획득될 수 있다. 그런데 소크라테스가 오로지 이성의 도움만으로(즉 개념의 명료화를 통해서) 좋은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완전한 통찰을 획득할 수 있다고 믿었는 지는 확실하지 않다. 궁극적으로 윤리학을 이성만이 아니라 신적인 직관력에 근거 지으려고 시도한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죽으면서 그는 자신의 내면의 직관에 따랐다고 말하는 것 이상으로 나아가지는 않았다. 양심의 목소리가 그에게 보편적 도덕성에 접근할 수 있게 해주었는가 하는 물음은 여전히 해명되지 않은 흥미로운 질문이다. 

 

 소크라테스는 도덕성에 일정한 인식론적 토대를 제공했다. 좋은 것을 행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이 좋은 것인지 알아야 한다. 행복, 덕 등과 같은 보편적 개념들에 대한 분석은 윤리적 행동을 위해 중요하다. 특정한 행위에 대한 평가는 이러한 보편적 윤리적 개념들과 비교함으로써 이루어진다. 이 개념들의 보편적 측면이 객관적 도덕성을 확보해주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는 사람들에게 질문을 던짐으로써 - 도발적인 산파술 - 근본적인 견해에 대해 성찰하게끔 만들고자 노력했다. 후대에는 키에르케르고 같은 실존주의자들이 유사한 것을 시도했다.  

 

 그는 토론에서 미리 견해를 정해서는 안된다고 보았고, 각자는 사안 자체에 대해 더 많이 배우려 노력하여 각자의 관점이 결국 참이라고 인식하는 것과 합치해야 한다고 보았다.(보편적 원리에 도달) 근거를 이해하지 못한 채 믿도록 설득당하는 것이 아닌 결론을 뒷받침하는 근거들을 이해하기 때문에 어떤 것이 옳다고 확신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이것이 수사에 의한 설득과 이성에 의한 확신의 경계점이라고 할 수 있다. - 여기서 빈약한 근거로 다른 이들을 설득하려는 것을 부정적 의미의 수사학이라고 한다. 물론 이러한 토론은 기본적으로 서로 동등하다고 인정하는 사람들 사이의 대화여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있다. 따라서 동등한 위치에 있지 않을 경우 합리적인 토론의 조건을 만들어내기 위해 그 역시 도발 및 자극적 이야기를 통한 설득법을 사용하기도 했다. - 물론 다른 이들을 억압하고 통제하기 위해 이 기술들을 사용하는 것과는 구별되어야 한다. 

 

  소크라테스에게 있어 행복은 욕망의 충족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의 평화로운 조화를 이루는 상태, 곧 양심과 도덕적 자율성에 기반한 내면의 안정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그는 행복을 단지 쾌락이나 외적 조건의 산물이 아니라, 인간적 완결성과 정체성을 실현한 상태로 보았다. 다시 말해, 한 인격체로서 자신의 덕과 앎을 조화롭게 실현한 사람, 곧 아레테를 구현한 사람이야말로 진정으로 행복한 존재다.따라서 소크라테스에게 있어 행복, 덕, 그리고 앎은 서로 깊이 연결되어 있다. 그는 대화를 통해 우리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오류를 인식하며, 무지를 자각할 수 있는 능력을 촉진하고자 했다. 우리는 우리가 얼마나 자주 잘못 생각할 수 있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얼마나 많은지를 깨달아야 한다. 이러한 자기 인식이 있을 때 우리는 더 나은 답을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 열린 태도를 갖게 된다.이러한 점에서 소크라테스는 단지 보편적 진리를 탐구한 철학의 선구자일 뿐만 아니라, 자기비판적 사고와 오류 가능성에 열려 있는 대화의 모범을 제시한 존재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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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줄 요약

 

  • 소크라테스는 대화를 통해 상대방의 개념의 모순을 드러내며, 익숙한 통념을 해체하고 진정한 앎에 도달하려 했다.
  • 이는 기존 질서에 위협이 되었고, 사회는 기능적 유지 차원에서 그를 제거하고자 했다.
  • 그는 자연철학보다 인식론, 윤리, 정치에 집중하며, 소피스트의 회의주의를 비판하고 보편적 진리를 찾고자 했다.
  • ‘덕과 앎은 하나’라는 신념 아래, 진정으로 아는 사람은 옳은 행동을 하며 행복해진다고 보았다.
  • 소크라테스의 앎은 사실적 지식, 규범적 통찰, 실존적 통합의 세 층위를 가진다.
  • 개념 분석을 통해 보편적 도덕 개념을 밝히려 했지만, 궁극적으로는 양심과 신적 직관의 가능성도 시사했다.
  • 그는 사람들에게 질문을 던져 스스로 생각하게 만드는 산파술을 실천하며, 보편적 윤리의 토대를 마련했다.
  • 참된 앎은 이성적 근거에 기반한 확신에서 비롯되며, 이는 수사적 설득과 구별된다.
  • 소크라테스에게 행복은 덕과 앎의 조화를 통한 내적 평화와 도덕적 자율성에서 나온다.
  • 그는 무지의 자각과 열린 태도를 통해 철학적 대화의 모범을 제시한 인물로 평가된다.

 

소크라테스 철학은, 이성적 문답을 통해 무지를 인식하고, 이를 바탕으로 도덕적 진리에 점진적으로 접근해 가려는 태도를 핵심으로 한다. 그는 지식은 단순히 축적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무지를 인정하고 끝없이 의심하는 과정을 통해서만 참된 앎에 도달할 수 있다고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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