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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사

산업혁명

by 써머23 2024. 9.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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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혁명은 증기기관과 같은 기술혁신과 기계와 임금노동에 바탕을 둔 공장제의 도입을 일컫는다. 인구와 경제가 성장과 후퇴를 반복했던 이전 사회에 비해, 산업 혁명 이후의 사회는 빠르고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인구 증가를 경험하게 된다. 산업혁명의 근간은 인간의 경험적 관찰과 실험을 통해 자연현상의 원리를 설명하고자 한 과학혁명과 인습과 편견으로부터 해방된 인간의 이성을 강조하는 계몽사상에 둘 수 있다.  

 

산업혁명을 주도했던 영국에서는 북부의 맨체스터, 리버풀, 리즈 등 도시의 인구가 급증했고, 운하, 유료도료 등을 통해 런던과 연결되면서 시장의 규모가 커지고 통합이 진전되었다. 면직공업의 방적 공적에서 시작된 기술혁신은 다른 공정에서의 기계화 과정을 유도하기도 했고, 공적과정의 기계화를 위한 동력의 확보는 석탄을 통한 증기기관으로부터 이루어졌다. 또한 증기기관의 발전은 제철공업의 발전으로 이어져 철도 건설과 수송로의 효율화로 이어졌고, 이로인해 공장의 입지는 원료가 묻혀있는 산지 중심에서 시장에 가까운 도시로 이동하게 되었다. 

 

 

과거에는 산업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는 전적으로 토지에 의존했다. 토지는 사람과 가축이 동력을 생산하는데 필요한 식량을 제공하고, 공업 생산에 필요한 원료를 공급했다. 그래서 인구가 증가하면 제한된 자원을 농업에 좀 더 투자해야 했고 농업외의 생산활동(특히 공업)이 위축되었는데, 석탄은 이 반복되는 순환에서 벗어나는 길을 열어주었다. 에너지 공급을 석탄과 증기기관이 해주면서 더 이상 인간은 에너지 공급을 토지에 과도하게 의지할 필요가 없었으며, 이는 공업 생산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이를 에너지를 살아있는 유기물로부터 얻는 유기 경제에서 살아있지 않은 무기물부터 얻는 무기광물경제로의 이행이라고 명명하기도 한다. 

 

산업화 과정에서 이루어진 생산공정을 하나의 작업장에 집중하는 방법은 분산된 여러 작업장 사이를 연결하는 데 지불해야 할 거래비용을 줄여주었으나, 한편으로는 고정자본 투자비용, 노동자의 저항과 높은 이직률에 대한 대응, 새로운 작업 규율을 강제하기 위한 감독과 훈련 등을 요구했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업가의 역량뿐만 아니라 생산된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시장을 필요로 했다. 이러한 부분이 각국마다 산업화 도입시기가 달라진 원인이 된다. 

 

영국의 경우 산업혁명의 최적 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명예혁명으로 영국정치의 중심이 된 의회는 재산소유자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면서 배타적인 재산권의 안정적 형성에 성공했고 이는 기술혁신과 발명에 기여했다. 또한 18세기 중반부터 의회 주도 아래 도로, 운하, 항만 정비 사업이 이루어지면서 국내 시장이 더욱 통합되었다. 또한 징수가 용이하고 조세저항이 상대적으로 적은 소비세와 관세 위주였기에 재정 확보도 다른 국가에 비해 수월했으며, 상하원 의원들이 장관을 겸임해 조세의 종류와 액수를 결정함에 있어 행정부와의 소통이 빨랐다. 미국 독립전쟁과 나폴레옹 전쟁 시기에 많은 전비를 부담하면서도 의회가 이렇듯 제기능을 발휘했기에 가장 빨리 산업혁명을 이룩할 수 잇었다. 또한 해외 식민지 시장도 영국의 경제 발전에 큰 기여를 했는데 해외 식민지의 자본이 영국으로 유입되었다기 보다 영국의 수출입 시장의 확대로 인해 국내 시장을 확대하고 기술변화를 촉진한 것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석탄산업의 발전, 다수의 숙련공 및 규율에 익숙한 미숙련공의 필요, 효율적인 자본시장과 상품시장의 존재가 산업혁명을 위한 전제조건이었는데, 영국을 제외하면 이를 다 만족하는 국가는 없었다. 따라서 타국에서는 영국보다 산업혁명이 늦게 일어나기 시작한다. 특히 대륙유럽은 정치적인 분열, 통행료와 같은 내부 관세 장벽, 길드의 규제등으로 인해 산업화가 지체되었다. 나폴레옹 혁명으로 재산권과 계약의 자유의 확립, 길드의 독점 금지 등이 이루어지면서 어느 정도 불리한 조건이 제거되기도 했지만 나폴레옹 정복 전쟁이 일어난 곳이 대륙이었기 때문에 인적 물적 손실도 막대했다. 

 

영국처럼 석탄이 풍부한 벨기에의 경우 기계수입, 숙련공과 기술자 영입, 영국 사업가들의 벨기에 내 공장 설립 장려를 통해 대륙에서 가장 앞선 공업국이 될 수 있었다. 독일, 프랑스, 미국의 경우 석탄, 철광석과 같은 원료 생산지와 공업중심지의 연결과 국내 시장의 발전이 선행되어야 했기에 철도 부설부터 나선다. 독일은 철도 건설을 통해 제철업과 기계공업이 빠르게 발전했고 투자은행이 1840년대부터 설립되면서 자본조달이 수월해진다. 독일의 경우 영국이 우위를 차지하고 있던 소비재 공업이 아닌 중공업 중심으로 산업화를 시작한다. 

 

프랑스의 경우 석탄 매장량이 부족했던탓에 대량생산을 지향하는 공업의 발전이 지체되었다. 대신 중소 규모의 기업을 중심으로 식품가공, 의류, 가구 같은 소규모 생산 소비재 공업을 중심으로 산업화가 진행되었고 특히 부가가치가 큰 사치품 시장에서 큰 성과를 거두었다. 

 

미국의 경우 운하와 철도 산업의 투자를 통해 광범위한 대륙을 연결하는 수송로 확보를 통해 국내 시장을 통합했으며, 남북전쟁 이후 유럽 국가의 자본이 투입되면서 산업화가 빠르게 진행되었다.  

 

향후 19세기 후반 철강, 전기, 전자, 화학 부문에서 일어난 2차 산업혁명은 러시아, 일본을 비롯해 산업 국가의 대열에 동참하려는 후발국의 산업화 경로가 또 달라지는 계기가 된다. 영국의 산업혁명은 산업화가 지속적인 경제성장의 원동력이라는 점을 보여줌으로써 다른 나라들의 산업화에 대한 의지를 자극했고, 이를 계기로 19세기 말에 이르면 동양과 서양의 경제적 격차가 전례없는 수준으로 벌어지게 되었다는 점에서 산업혁명은 세계사의 중요한 분기점이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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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산업혁명의 기반: 기술, 에너지, 사고방식의 변화

📌 과학혁명과 계몽사상

  • 뉴턴(1642–1727): 프린키피아를 통해 자연을 수학적 법칙으로 설명함으로써, 실용적 기술 발전에 대한 과학적 기반 제공
  • 프랜시스 베이컨: “지식은 힘이다” → 경험주의적 사고가 기술 실험과 혁신으로 이어짐
  • 계몽주의 철학자들 (볼테르, 루소, 디드로 등): 전통적 권위로부터 해방된 인간 이성을 강조 → 기술과 산업의 사회적 정당성 제공

✅ 2. 영국의 산업혁명: '최적 조건'을 갖춘 최초의 국가

📌 자본과 정치제도의 안정

  • 명예혁명(1688) 이후 입헌군주제, 의회 중심의 권력 구조 → 법적 재산권 보호, 조세의 정당성 확보
  • 예: 18세기 영국은 소비세(Excise)와 관세(Customs) 위주의 간접세 체계로 세금 부담을 분산

📌 시장 통합과 인프라

  • 1760~1830년대: 운하망 정비, 도로포장(Turnpike trusts), 철도망 등장
    • **브리지워터 운하(1761)**는 운송비용을 절반 이하로 줄였고 석탄 가격 하락을 유도
  • 이는 내륙 시장과 런던을 효율적으로 연결 → 국내 시장 규모의 확대

📌 에너지와 생산의 이원화: ‘무기물 경제’의 시작

  • 제임스 와트의 증기기관(1769년 특허) → 석탄 기반 기계 동력화의 핵심
  • 이전 농업사회는 토지 생산력=에너지 한계였지만,
    증기기관은 자연생산력의 경계 돌파를 가능케 함 → 산업 자율성 확보

✅ 3. 생산 방식의 전환: 공장제(Factory System)의 확립

📌 거래비용 감소 vs 관리비용 증가

  • 분산된 가내공업 → 공장집중화는 거래비용 감소, 운송비 절약을 가능케 함
  • 반면, 고정비용(건물·기계), 노동규율 문제, 고용 관리 비용새로운 비용이 발생

이를 가능하게 만든 핵심은 “생산에 앞서 시장이 존재한다는 확신”, 즉 안정적 수요 기반이었음


✅ 4. 타국의 산업화: 지체 원인과 국가별 경로 차이

📌 대륙유럽의 한계

  • 길드의 규제, 내륙 관세, 영주권의 잔존 등으로 시장 통합이 늦어짐
  • 나폴레옹 전쟁 이후 비로소 재산권 확립, 계약자유, 길드폐지 등 제도적 정비가 시작됨
    • 예: 프랑스 민법전(1804) → 민간 경제활동에 법적 기반 부여

✅ 5. 국가별 산업화 경로

🇧🇪 벨기에

  • 영국과 유사한 석탄지대(왈롱 지역) 보유 → 철강·기계공업의 중심지
  • 영국 기술자와 기계 수입, 리에주 중심의 산업화 → **대륙 최초의 철도(1835)**도 여기서 시작

🇩🇪 독일

  • 프로이센 중심의 철도 계획(예: 베를린-쾰른 노선) → 내륙 시장 연결
  • 1850년대 이후 “투자은행” 등장 (예: 다름슈타트 은행) → 산업 자본 대규모 조달 가능
  • 중공업 중심 산업화: 소비재가 아니라 제철, 화학, 기계 → 기술 교육기관도 동반 발전

🇫🇷 프랑스

  • 석탄 부족 → 대규모 공장보다는 소규모 수공업 기반 산업 위주
  • 사치품(향수, 고급의류), 식품가공, 도자기 등 고부가 소비재 산업 발전
  • 중앙집권적 국가가 철도 개발 주도 → 상업 중심 도시를 연결함으로써 점진적 산업화

🇺🇸 미국

  • 운하(에리 운하 1825)와 철도망 정비 → 대륙 내부 시장 통합
  • 남북전쟁 이후 유럽 자본 유입 + 보호무역체제 → 철도·철강 중심 산업화 급진전
  • 19세기 후반엔 2차 산업혁명의 대표국으로 성장 (전기, 철강, 기계공업)

✅ 6. 산업혁명의 구조적 의의: 에너지·노동·시장에 대한 세계사적 전환

📌 생산 원리의 전환

요소전통 농업경제산업사회
에너지 태양광 기반 (식량, 가축) 석탄 기반 기계 동력
노동 가족단위, 계절성 노동 임금노동, 분업화, 시간 규율화
시장 지역 교환 중심 전국적·세계적 통합시장

✅ 7. 산업혁명의 세계사적 충격

  • 산업화는 유럽 내 불균형을 낳았을 뿐 아니라,
    비산업 국가와의 격차를 심화시킴
  • 19세기 후반 제국주의 경쟁과 식민지 확대로 이어져
    산업화는 곧 세계 자원과 노동력에 대한 재배치의 출발점

📌 2차 산업혁명(1870s~)과 후발국의 산업화

국가방식특징
🇩🇪 독일 중공업 중심, 국가주도 투자은행 과학기술·기계·화학산업 선도
🇯🇵 일본 메이지 유신(1868~) 이후 관영공장 주도 서구식 산업제도 이식, 국가주도 자본주의
🇷🇺 러시아 차르 정부의 철도 투자, 외국 자본 유치 국영·군수 중심, 후진적 농촌과 병존

✅ 결론: 산업혁명은 ‘에너지’와 ‘생산방식’의 총체적 전환

  • 기술만이 아닌 정치제도(의회), 시장 통합, 자본조달체계, 사회구조의 유연성 등이 모두 갖춰져야 가능
  • 영국의 산업혁명은 전례 없는 장기적 성장의 구조를 만들어냈고,
    이 구조를 수용할 수 있었던 국가들과 그렇지 못한 국가들 사이에 지속적 격차를 만들어냄
  • 산업혁명은 근대 자본주의 세계체제의 핵심적인 시발점이자,
    **"세계사의 패러다임을 바꾼 거대한 이행"**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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